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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사고 원인은 '부실 시공·설계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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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볼트 용접 불량, 플레이트 설계 방식도 미숙
사고 후에서야 문제 인지·설계 개선한 점 비판 받아

20일 대구도시철도공사 외부전문가 안전위원회가 3호선 원인 조사 결과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류연정 기자)

 

지난 10월 팔달역에서 발생한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사고 원인이 밝혀졌다.

20일 '3호선 사고 원인 규명과 대책수립을 위한 외부전문가 안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두 달 동안 벌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 원인은 부실 시공과 설계 미흡,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부실 시공의 경우 시공사의 '안일한' 태도가 화를 불렀다.

시공사는 콘크리트를 타설하면서 핑거플레이트(선로 연결 부품) 아래에 위치하는 베이스플레이트 에 공극이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해 공극을 메우는 그라우팅을 실시하지 않았다.

사고 전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전 구간에 대한 보수에 나섰지만 해당 구간은 그때까지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공극 때문에 베이스플레이트가 움직이면서 사고로 이어졌다.

불량 용접된 도시철도 3호선 앙카볼트. (사진=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핑거플레이트 안쪽에서 플레이트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앙카볼트 용접 상태도 문제였다.

원래는 6개 볼트 모두 공장에서 기계로 하는 '스터드' 기법이 적용돼야 하는데 이 중 2개가 사람이 직접 용접하는 현장 용접으로 마감됐다.

현장에서 사람이 직접 용접한 2개 볼트 중 한 개는 용접 상태가 불량했다.

설계 미흡은 열차가 선로에 미칠 하중이 얼마나 클 지 사전에 고려하지 못해 발생했다.

3호선은 설계시 전 구간 핑거플레이트를 '캔틸레버(한쪽 끝은 고정돼 있으나 다른 끝은 걸쳐져 있기만 한 상태)' 방식으로 채택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모노레일 핑거플레이트를 캔틸레버로 택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캔틸레버식 핑거플레이트 (왼쪽), 향후 교체될 단순보 플레이트. (오른쪽) (사진=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하지만 대구 3호선의 경우 다른 나라와 달리 미관을 이유로 기둥간 구간을 길게 둔 탓에 무게 부담이 심하고 특히 사고가 난 지점은 유간(연결 부위)이 길어 하중이 더 많이 실린다.

위원회는 캔틸레버식 보다는 단순보(양쪽 다 고정되는 형태) 방식이 하중을 견디는 데 더 유리하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 같은 고려가 설계 과정에서부터 있었더라면 사고 위험이 크게 줄었을 거라는 평가다.

결국 무게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시 판단 때문에 콘크리트 빔 단부에 균열이 발생해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

대구 도시철도공사는 이번 사고를 바탕으로 전 구간 핑거플레이트를 충격완화용 단순보 형태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자재 비용은 43억원은 공사에서 부담하고 교체 비용 37억원은 시공사가 낸다.

또 시공사인 현대건설에서 피해 복구비와 영업 손실비 등 1억 8천만원을 물기로 했다.

아울러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플레이트 탈락을 방지하는 앵글을 끼우는 등 대안을 마련했다.

또 공사는 점검인력을 확대하고 도시철도건설본부와 협력해 안전 개선사항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다른 구간의 경우 모두 스튜어드 용접 방식을 사용해 볼트에 이상이 없는 상태다"며 더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욱 안전에 신경쓰고 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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